君、鼻が高いね

 

 

예전에 제 블로그 글의 댓글로 어떤 이웃분께도 설명한 적이 있지만 한국의 관용 표현인 '콧대가 높다'는 말은 「鼻が高い」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물론 일본어 고수분들은 아는 분들도 많을 테죠? 하지만 의외로 스스로 고수라 생각해서 블로그 등을 통해 일본어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이 둘을 같은 뜻이라 설명하고 있는 예가 상당히 많습니다.

심지어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일본어 교재 출판사의 공식블로그에서도 이걸 '우쭐하고 도도한 사람에게 쓰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자기 이름을 단 일본어 학원 블로그에서도 이런 식으로 잘못 가르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한국의 양대 포털의 일본어 사전에서 '콧대가 높다'를 찾아보면 「鼻が高い」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죠.

제 책 <앙대 앙대 코패니즈 한자어>에서도 사전의 엉터리 설명에 관해 수도 없이 지적한 바 있지만, 이 역시도 마찬가지인 거죠. 그러니 사전의 설명이나 뜻풀이를 무턱대고, 곧이곧대로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저의 설명 역시 틀렸을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시고 확인, 재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그렇다면 한국어 '콧대가 높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뭐라고 돼 있을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은데 고려대 한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는 뜻풀이가 나와 있더군요.

관용구 콧대(가) 높다 → 콧대

(사람이) 도도하여 어지간한 상대는 우습게 여기거나 뽐내는 태도가 있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리고 우리말샘은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잘난 체하고 뽐내는 태도가 있다.

한국어 '콧대(가) 높다'는 남녀 모두에게 쓰는 말이지만 특히 여자의 경우에 쓰는 경우가 많죠. 아래의 예문과 같이 말이죠.

저 여자는 콧대가 높아서 웬만한 남자들한테는 눈길도 안 준다.

あの女は、??????そこら辺の男には見向きもしない。

그럼 「鼻が高い」는 어떤 의미로 쓰이는 걸까요? 제가 처음 이 말이 한국어 '콧대가 높다'와 다르게 쓰인다는 걸 안 건 제가 했던 영상번역에서였는데, 너무 오래 돼서 정확히 뭐 때문에 아빠가 그런 대사를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들이 자랑할 만을 일을 하자 아빠가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これからは父さんも鼻が高いね。

이걸 '이제부터 아빠도 콧대가 높겠네'라고 번역하면 어색하죠? 그럼 이쯤에서 일본의 국어사전을 찾아볼까요? 다 비슷비슷한데 goo 사전을 보시죠.

誇らしい気持ちである。得意である。「りっぱな息子を持って私も―・い」

한마디로 자랑스러운 기분, 으쓱해지는 기분일 때 쓰는 말인 것이죠. 제시한 예문 또한 '나도 콧대가 높다'로 번역하면 어색하죠? 결론적으로 일본어 「鼻が高い」는 '콧대가 높다'가 아니라 자랑스럽다, 뿌듯하다, 으쓱해지다, 또는 어깨 힘 줄 수 있겠다 등등 문맥에 맞게 유연하게 번역해 줘야 하는 말인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의 차이는 일본의 경우는 긍정적인 뉘앙스로만 쓰이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거의 부정적 뉘앙스일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어 '콧대가 높다'는 어떻게 번역해 줄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콧대 높은 여자'는 어떤 식으로 번역해 줄 수 있을까요? 문맥에 따라 아래와 같이 번역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더 적절한 번역을 아시는 분 계시면 가르쳐 주시면 저한테도 좋은 공부가 되겠습니다.

プライドが高い女

理想が高い女

高慢ちきな女

高飛車(たかびしゃ)な女

이 「高飛車」라는 말도 한국어 일본어 사전에서는 그냥 '고압적, 고자세'라는 식으로 설명해 놨는데 실제로 이 高飛車가 쓰인 사례를 검색해 보시면 '고압적'이나 '고자세'로는 설명하기 힘든 용례가 수두룩하게 검색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전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세요.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이상이 높다?'라며 의아해하시는 분도 계실 테죠? 왜냐하면 한국에서 '이상'이라는 한자어는 아래와 같이 좀 무거운, 격조 있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죠.

1.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

이상을 향한 열정.

높은 이상을 품다.

이상을 실현하다.

하지만 일본은 이처럼 가벼운 뉘앙스로도 사용합니다. 특히 남녀 관계에서 이성을 보는, 이성을 고르는 '눈이 높다'라는 뜻으로 흔히, 널리 사용되는 말입니다.

근데 일본은 이성을 보는 눈이 높다는 뉘앙스로 왜 '이상'이라는 한자어를 쓰는 건지 한번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인데, 우리도 이 '이상'이라는 한자어를 살짝 가벼운 뉘앙스로 사용되는 예가 있긴 하죠. 바로 '이상형 남자(여자)'처럼 말이죠. 우리가 말하는 이 '이상형 남자(여자)'를 일본은 「理想の男性(女性)」라고 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한국처럼 '형'을 붙이지 않는다는 말이죠. 바로 이 표현 때문에 이성을 보는 눈이 높다는 말을 「理想が高い」라고 표현하게 된 게 아닌가 합니다.

(日) 일본에선 「理想の男性像(女性像)」라는 식으로도 표현하죠. 하지만 한국에선 이 경우에도 '이상적 남성상(여성상)'이라고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상의 남성상(여성상)'이라고 하면 살짝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 개인적으로 理想が高い는 '콧대가 높다'보다는 '눈이 높다'의 역어로 더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어 '콧대가 높다'와 '눈이 높다'는 뉘앙스가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른데, '콧대가 높다'의 경우는 약간 부정적 뉘앙스로, 다시 말해 위에 예로 든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高慢ちきだ라는 뉘앙스로도 쓰이는 데 비해 '눈이 높다'는 반드시 부정적 뜻으로만 쓰이는 건 아니라 단순히 이성을 고르는 '기준'이 높다는 가치중립적인 뉘앙스로도 쓰입니다.

https://blog.naver.com/iveen/222528606059

<앙대 앙~대 코패니즈 한자어> 출간

■ 책 소개 ※ 이 책을 읽으셔야 하는 분들! 첫째, 일본어를 공부하는 한국인 학습자들. 초급자들은 무리겠...

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