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해 보신 분들, 또 유심히 살펴본 분들은 일본어 '타협'도 한국과 미묘하게 다른 쓰임새를 보인다는 걸 아실 겁니다. 지금 번역 중인 작품에서 그에 해당하는 대사가 나와서 소개합니다.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인데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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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馬)君たちの意をくんで

だいぶ妥協した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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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沢泉)どこが妥協です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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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49,200 --> 00:06:52,328

これでは 到底 納得できませ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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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52,495 --> 00:06:57,125

君が納得しようがしまいが

それが会社側の最終回答だ

한국에서 '타협'이라는 한자어는 쌍방이 하는 것이지 혼자(일방이) 하는 게 아니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런 식으로도 쓴다는 것이죠.

그리고 한국어 '타협'은 결코 부정적인 뉘앙스는 아니죠. 의견의 차이 등이 있을 때 '잘 타협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려고 할 때 주로 쓰죠. 그런데 일본은 부정적인 뉘앙스로도 씁니다. 예컨대 「私は決して妥協はしません」이라는 식으로 종종 말하는데 이 경우의 일본어 妥協는 살짝 부정적 뉘앙스를 지닌 것이죠. 굽힌다, 물러선다 등의 뉘앙스죠.

현재 저는 위의 대사의 妥協을 '양보'라고 번역해 놨는데, 더 좋은 표현 아시는 분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위 대사에서 나오는 일본어 「汲(く)む」도 번역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예에 속하는데, 이것도 제 게으름 때문에 '번역하기 까다로운 일본어' 파일에 넣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사용례를 다시 만난 김에 오늘부로 파일에 집어넣어서 계속 예문을 수집해 나갈 생각입니다. 참고로 이 대사는 '뜻을 반영해서'라고 번역해 뒀습니다.